◆ 감시 정보/2020

2020년 11호 태풍 노을 베트남 상륙 예상 및 마이삭~하이선의 여파

MaGon 2020. 9. 15. 22:53

2020년 9월 15일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JMA HIMAWARI)


대한민국은 9월 들어 완연한 초가을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10호 태풍 하이선이 소멸한 이후 북쪽의 상층 기압골과 비교적 찬 공기가 남하한 데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북서태평양 열대저기압 활동도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었는데, 최근 저위도 해역 대류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면서 2020년 제 11호 태풍 노을(NOUL) 유력 후보(90W)의 발생으로 이어졌다.

위성 영상을 보면 남중국해~필리핀 일대에서 대류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태풍 명명권(命名權)을 가진 일본 기상청(JMA) 및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등은 루손 섬 서쪽의 열대저기압(90W)이 빠르게 조직화됨에 따라, 바로 내일(16일)이면 '11호 태풍 노을'로 승격할 것으로 예보했다. '노을'은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500hPa 일기도 분석(JMA)과 주요 수치 모델 예측 경로도


500hPa 일기도를 보면 앞서 언급했다시피 기압골과 찬 공기 남하로 인해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은 밀려났다. 대신 북위 30도 이남에서 광대한 동-서 고압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자연스레 한반도 방면으로의 태풍 북상 통로는 막혀 있는 형국으로서, 10호 태풍 노을 후보 또한 발원지가 필리핀 동쪽이었음에도 베트남 방면으로의 서진만을 반복해 왔다.

결국 태풍 노을은 계속해서 남중국해를 가로질러 베트남 중부에 상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각국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을 보면 중국 남부 하이난 섬 쪽으로 꺾여서 서진하는 경로와 그대로 베트남을 직격하는 경로 등으로 구분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방향성은 베트남 상륙을 가리키고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예보 등으로 미루어 9월 16일 발생 후 3일이 채 지나지 않아 베트남에 상륙(18~19일)하는 경로이므로, 상륙 시 세력은 중심기압 970~980hPa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바비/마이삭/하이선의 진행 경로와 8월 24일과 9월 14일의 해수면 온도 변화(JMA)


한편 지난 주에는 '11호 태풍 노을'이 대한민국으로 북상한다는 내용의 뉴스들이 다수 보도되었으나 당시에는 태풍은커녕, 그 씨앗조차도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올해 늦가을 태풍이 발생해서 한반도로 북상할 가능성도 0%은 아니지만, '여름에는 폭우가 내릴 수 있다', '이번 겨울은 아주 추울 수 있다'라는 식의 아무 의미 없는 예측이다. 가짜 뉴스나 다름없는 것이다.

앞서 8호 태풍 바비가 제주도 서쪽 해상을 통과했고, 이어서 9호 마이삭~10호 하이선이 제주도 동쪽 해상을 통과해 남해안(부산 인근)에 상륙하면서 한반도 인근 해수온은 크게 낮아졌다. 소위 '역대급'이었던 8월 말의 해수온과 비교했을 때 그 차이는 극명하다. 이 때문에 차후 12호 태풍 돌핀 등의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한다 해도 그 위력은 마이삭이나 하이선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