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0

2020년 13호 태풍 구지라(KUJIRA), 일본 동쪽 먼 바다로 북상

MaGon 2020. 9. 26. 23:24

9월 26일 오후 11시경 북서태평양 적외 위성 영상(JMA HIMAWARI)


2020년 13호 태풍 구지라(KUJIRA)가 태평양 먼바다에서 발생할 전망이다. 미국령 괌 섬에서 동북동쪽으로 약 1800km 떨어진, 동경 160도 부근에 위치한 열대저기압 97W가 현재 빠르게 조직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상청(JMA)은 해당 저기압이 내일(27일)이면 '태풍'으로 승격할 것으로 예보했다.

 

97W가 13호 태풍으로 발전할 경우 발생 위치는 올해 발생한 태풍 중 가장 동쪽으로서, 아주 훌륭한 위치적 여건을 갖게 된다. 그러나 편서풍대와 연계된 북동 지향류(指向流)가 다소 남하해 있어, 예비 태풍은 동아시아 일대로 접근하지 못한 채 빠르게 북동쪽으로 전향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별다른 존재감 없이 태풍으로서의 생을 마칠 듯하다.

참고로 '구지라'라는 이름은 일본에서 제출했으며, 고래자리(별자리)를 의미한다.

북서태평양 유선 분석(CIMSS)와 일본 기상청의 예비 13호 태풍 예상 진로도


CIMSS가 분석한 상층 유선도를 보면 한기를 동반한 상층 기압골이 한반도 동해 상공에 위치하며,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시계방향 기류)은 동쪽으로 멀리 밀려난 형국이다. 이에 대한민국은 완연한 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9월 들어 북태평양 고기압이 맥을 못추는 상황이 고착화됨에 따라, 태풍이 대한민국이나 일본으로 북상할 길은 막혀 있다. 지난 21일에 발생한 12호 태풍 돌핀 또한 한때 도쿄 상륙이 예상되기도 했었으나, 주춤한 고기압으로 인해 경로가 남쪽으로 꺾이면서 상륙 없이 해상으로 비껴갔다.

한편 제 13호 태풍 구지라의 발생 예상에도 불구하고, 올해 태풍 발생 수는 평년값(9월 기준 약 18개)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2020년 대서양의 명명(命名) 폭풍이 역대 최다 페이스인 23개를 기록 중인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과거 통계상 북서태평양 태풍의 발생 수가 대서양 허리케인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올해는 두 곳의 발생 수가 역전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