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1

2021년 9호 태풍 '루핏' 전망과 경로, 대만 거쳐 일본으로 북상할까

MaGon 2021. 8. 3. 21:00

 

8월 3일 북서태평양 지상일기도와 위성영상(JMA)

 

'9호 태풍 루핏' 남중국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 중국 남부와 대만에 직접 영향 줄 듯

 

이번 주 북서태평양에는 태풍의 씨앗 단계라 할 수 있는 열대성 저기압(열대요란)이 다발하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 및 그와 연계된 아열대 고압대의 세력이 점차 축소되면서 대류를 억제하던 하강류가 약화되었고, 태풍이 발생하기 쉬운 기압계가 조성된 결과다.

 

8월 3일 지상일기도 분석에 따르면 무려 4개의 열대저기압(TROPICAL DEPRESSION)이 존재하며, 이들 중에서 남중국해의 13W가 2021년의 9호 태풍 루핏(LUPIT)으로 명명될 전망이다. 태풍 명명권을 가진 일본 기상청(JMA)은 13W가 오늘 밤~내일 사이 정식 태풍으로 승격할 것으로 예보했다.

 

 

예비 태풍 루핏(열대저기압 13W)의 JTWC 예보도(왼쪽)와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도(오른쪽, JMA)

 

12W와 13W 등은 '태풍'에 거의 근접한 열대저기압에 대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서 별도로 부여한 번호인데, 예비 9호 태풍으로 취급되는 13W의 경우 JTWC와 일본 기상청의 예보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루핏'은 태풍의 세력을 유지한 채 중국 남동부~대만 해협 일대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남중국해 북부의 해수면 온도가 29도 이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 인데다, 최근의 기압계 변화로 인해 상층 발산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루핏'의 발달에 긍정적이다. 앞서 비슷한 위치(홍콩 앞바다)에서 발생했던 7호 태풍 츰파카가 좋지 않은 위치 조건에도 불구하고 SSHWS '1등급'으로의 발달을 이루어 낸 바 있다.

 

다만 이번 9호 태풍의 경우 향후 예상 경로가 육지와 지나치게 가깝기 때문에 위치적 조건이 츰파카보다도 좋지 않다. 따라서 태풍의 발달은 TS 등급(최대풍속 64KT 미만)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 루핏이 소멸하지 않은 채 '태풍'으로서 동중국해로 진출한다면,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은 루핏에 대해 한반도 북상(영국 UKM 앙상블, JMA 앙상블)부터 일본 상륙(유럽 ECMWF, 캐나다 CMC 앙상블)에 이르는 유동적인 경로를 예측하고 있다.

 

이번 주말 남하하게 될 중위도 기압골과 아열대 고기압 간의 힘싸움 및 동중국해에서 발달 중인 열대저기압 97W과의 상호 작용(후지와라 효과) 등이 진로에 중요 변수가 될 것이다. 이때 태풍의 재발달이 어느 정도일지도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북서태평양 열대저기압의 모습(JMA HIMAWARI)

 

10호 태풍 미리내(MIRINAE)까지 발생할까,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서 발생 유력

 

한편 서두에 언급했다시피 북서태평양에는 13W 외에도 12W, 97W, 99W와 같은 많은 열대저기압이 존재한다. 여기서 13W가 9호 태풍으로 승격한다면 그다음 태풍(10호 태풍 미리내) 후보로는 97W가 유력하다.

 

12W와 99W는 서로의 발산류가 조직화를 방해하고 있는 데다, 일본 남쪽에 위치한 건조역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능성이 낮다. 반면에 97W는 전반적인 환경이 우월한 가운데 ECMWF와 미국 GFS 등이 공통적으로 태풍급으로의 발달을 모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