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4일째를 맞는 6호 태풍 인파(IN-FA)는, 개선되는 상층 환경과 30도 이상의 고수온역 등의 조건이 한데 어우러짐에 따라 강력 태풍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위성 영상을 보면 '눈 구조'와 함께 제법 두꺼운 대류역이 균형적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JMA) 등의 해석에 따르면 이 태풍은 중심기압 965hPa / 1분 최대풍속 95KT(약 50m/s)의 SSHWS 2등급 태풍으로 발전하였으며, 향후 '3등급'에 이를 것으로 예보되었다. 규모도 다소 큰 태풍(강풍역 직경 990KM)으로서, 일본 오키나와 일대는 이미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 최대순간풍속 30m/s 이상의 바람이 불고 있다.
6호 태풍 인파의 경로는 여전히 중국 동해안 저장성~상하이 일대 상륙이 유력하긴 하지만, 한반도 쪽으로의 진로 유동성이 증가했다.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중국 내륙을 향하는 경로(영국 UKM / 유럽 ECMWF / 미국 GFS, HWRF 등)가 우세한 가운데 GFS 앙상블 / 미해군 NAVGEM / 캐나다 CMC 등 일부 모델이 대한민국 서해상 진출을 시사한다.
500hPa 일기도를 보면 아열대 고기압(5880m 하늘색 선)이 한반도 상공에 위치하고 있어 태풍 인파의 서진(西進)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동쪽에서 발달 중인 저기압성 순환(후술)과 남쪽의 적도 부근 고기압(NEAR EQUATORIAL RIDGE, 보라색 원)으로 인한 지향류가 혼재하고 있기 때문에 인파의 최근 이동 속도는 10km/h 미만에 불과하다. 태풍이 매우 느리게 움직이면서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이번 주 후반 몽골 부근에서 남하하는 상층 기압골(갈색 원)이 한반도 상공의 아열대 고기압 세력권을 축소시킬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일시적으로 태풍의 북상 성분이 강화될 전망이다. 태풍 인파에 대한 각국 수치 모델의 진로 차이는 이때의 기압계 변화를 다르게 예측하는 데서 기인하며, 인파의 목적지가 어디가 될 것인지는 며칠 더 지켜보아야 한다.
한편 전술한 '인파 동쪽의 저기압성 순환'은 2021년 8호 태풍 네파탁(NEPARTAK)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위성 영상을 보면 비록 전형적인 소용돌이 형태는 아니지만 매우 활발한 대류역이 동반된 모습이며, 각국 수치 모델은 이것이 점차 체계적인 저기압(태풍)으로 조직되면서 동일본 방면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북서태평양의 태풍 발생 선언권을 가진 일본 기상청의 예상 일기도에 따르면, 이 대류역이 48시간 후에도 열대저기압(혹은 저압부)으로 발달하지 못한다. 모델의 예측이 8호 태풍 발생에 긍정적이긴 하나, 예보 기관의 공식 발표를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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