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오후 8시 10분 UPDATE》
8월 28일→29일로 날이 바뀌는 동안 극적인 상황 변화가 있었다. 어제 언급했던 11호 태풍 '힌남노'에 대한 두 가지 시나리오 중, 후순위로 여겨졌던 2번째 시나리오(서남서진 후 동중국해 진출)가 현실화된 것이다. 태풍 발생 초기 발표되었던 기상청 등의 공식 예보(곧장 일본 본토로 북상한 후 소멸)는 완전히 빗나갔다.
이에 따라 힌남노는 강력한 세력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태풍의 진로가 다소 남쪽으로 치우치면서 열용량 및 상층 환경 등의 조건이 태풍에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ECMWF 앙상블 / 미국 GFS / GFS 앙상블 등은 이 태풍이 오키나와 남해상에서 방향을 틀어 대한해협에 진출하는 경로를 시사하고 있어, 대한민국으로서도 이 태풍의 동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성이 커졌다.
태풍 '힌남노'의 위성 영상을 보면, 현저한 발달기에 들어간 상태로서 중심권에 이미 눈 구조가 확립되기 시작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이 태풍이 1분 최대풍속 140KT(약 70m/s)까지 발달, 열대저기압 분류상 최고 등급인 SSHWS '5등급 슈퍼 태풍'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활동한 태풍 중 최강의 위력이다.
한편 힌남노가 급격히 발달함에 따라 열대요란 98W의 순환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98W의 조직화를 억제할 것이다. 따라서 98W가 12호 태풍 '무이파'로 승격할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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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 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8월 28일 오후 3시경 발생했다. 일본 도쿄 남동쪽 먼바다에 위치했던 열대저기압 90W가 하루 새 급속히 조직화되면서 빠르게 태풍으로 승격한 것이다. 오늘 새벽까지만 해도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가 발달 가능성 'LOW'를 분석했을 뿐 그 외 예보 기관은 90W의 동향을 주시하지 않고 있었다.
위성 영상을 보면 제법 균형잡힌 형태로서 발달 중인 태풍 '힌남노'의 모습이 확인된다. 높은 해수면 온도와 양호한 연직 시어 등이 갖추어진 가운데, 동쪽 반원으로는 활발한 상층 발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서 10호 태풍 도카게(TOKAGE)가 현재의 태풍 힌남노가 위치한 해역에서 발생했었는데, 도카게는 중심기압 970hPa / 1분 최대풍속 95KT(약 50m/s)의 SSHWS '2등급'까지 발달하면서 오랜만에 TY급을 달성한 태풍이 되었다. 이전의 4호 태풍 '에어리'부터 9호 태풍 '망온'에 이르기까지 6개의 태풍이 TS급(최대풍속 63KT 이하)에 머무르면서 저조한 태풍 시즌이 지속되고 있었다. 이번 '힌남노'가 얼마나 발달할 것인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힌남노 : 2016년 필리핀에 큰 피해를 미쳤던 태풍 '녹텐'이 제명되면서 대체되었다. 동남아시아 라오스 내 국립보호구역의 이름이다.
500hPa 일기도를 보면 현재 북서태평양 기압계는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하늘색 원)이 점차 쇠퇴하면서 남쪽에서는 11호 태풍이 발생(붉은색 원), 북쪽에서는 한기가 남하(갈색 원)한 형국이다. 이로 인해 요 며칠 대한민국 날씨가 꽤 서늘해짐과 함께, 백두산 정상 부근에서는 8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눈이 내리기도 했다.
11호 태풍 힌남노의 예상 경로는 다소 유동적이지만, 일단 아열대 고기압 남쪽의 서 지향류(指向流)를 따라 북상할 것이다. 진행 방향 전면에는 상층의 침강역에서 유래한 건조 공기가 자리잡고 있어 향후 발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와 일본 기상청의 공식 예보에서는 이런 점이 반영되었고, '힌남노'가 TS 등급에 머무른 채 일본 큐슈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발표되었다.
다만 미국령 괌 섬 북서쪽 먼 바다에 위치하고 있는 열대요란 98W의 존재가 변수가 될 듯하다.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은 11호 태풍 힌남노와 서쪽의 98W에 대해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있으며, 각 시나리오는 아래와 같다.
① 11호 태풍 힌남노가 일본 본토로 곧장 북상한 뒤 소멸, 98W는 12호 태풍 무이파(MUIFA)로 발달
② 11호 태풍 힌남노가 거의 북상하지 않은 채 서~서남서진, 98W를 병합한 뒤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
첨부한 '힌남노'의 모델 예측 경로도를 보면 일단 18Z 모델 컨센서스(CONW) / 미국 GFS / 캐나다 CMC 등이 포함된 1번 시나리오가 비교적 우세하며, 각국 기상청의 공식 예보는 이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유럽 ECMWF / GFS 앙상블 / 일본 기상청 앙상블(JENS) 등이 시사하는 2번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 없다. 고기압 세력의 변화와 12호 무이파 발생 여부 등,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며칠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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