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서태평양 북위 25도 이남 해역의 상공 흐름은 최근 세력을 크게 확장한 아열대 고기압(북태평양 고기압)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계절이 봄으로 이행되면서 한기를 동반한 중위도 편서풍대가 약화되었고, 그만큼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은 확대된 것이다. 대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면 저위도 해역의 대류가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고기압의 세력이 북쪽으로 확대되면 주력 또한 북쪽으로 옮겨지므로 상대적으로 고기압의 영향력이 덜해진 저위도 해역에서는 열대수렴대(ITCZ)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현재 열대수렴대는 북위 10도 이남에서 동서로 넓게 형성된 상태이며 열대요란 94W는 해당 영역 내에서 서진하면서 "4호 태풍 페이파"로의 발달을 노리고 있다.
94W에 대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아직 별다른 정보를 내지 않았지만 일본 기상청(JMA)은 94W를 1008hPa의 저압부(LPA)로 해석했다. 예보 기관에서도 이제 이것을 주시하기 시작한 모양새이다. 그러나 94W의 위성 영상을 보면 발생 초기 무렵과 비교해 형태적으로 개선된 부분을 찾기 힘들며 대류운은 오히려 전보다 약화되었다. 30도 안팎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약한 연직 시어가 갖추어진 양호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발달하지 못한 것인데, 94W의 진행 경로가 당초 주요 모델이 예측한 경로보다 남쪽으로 편향됨에 따라 조직화에 필요한 전향력을 충분히 얻지 못한 것이 악영향을 주었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필리핀 근해의 수심 100m 수온이 낮기(=낮은 열용량) 때문에 시간은 마냥 94W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만일 94W가 동경 135도에 도달하기 전까지 태풍이 되지 못한다면 그 이후부터는 발달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
주요 모델은 변함없이 94W의 발달을 시사하고 있지만 전술했다시피 최근의 발달이 지지부진하면서 예측 최성기 세력은 하향 조정되었다. 이렇듯 현 시점에서 94W의 강도 예측은 신뢰도가 낮지만 경로에 대해서는 당분간 북태평양 고기압이 견고할 전망이기 때문에 크게 뒤바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94W는 4호 태풍 페이파로의 발달 여부와 관계없이 필리핀 중남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해당 지역에서는 이것의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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