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6

18호 태풍 차바 '슈퍼 태풍' 승격, 태풍 차바 북상 및 한반도 태풍 전망

MaGon 2016. 10. 3. 19:05





2016년 18호 태풍 차바(CHABA)는 요 며칠 무섭게 발달하면서 현재 세력이 일본 기상청(JMA) 기준 중심기압 905hPa / 최대풍속 115KT (60m/s)의 강도 "맹렬",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JTWC 기준 최대풍속 145KT의 SSHWS "5등급 슈퍼 태풍"에 이르렀다. 열대저기압 강도 분류에 있어서 최고 단계를 달성한 것.


무엇보다 이 태풍의 현재 위치가 꽤 고위도에 속하는 일본 오키나와 앞바다라는 것과 10월이라는 시기까지 고려하면 관측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위력이다. 이러한 발달은 각국 예보 기관의 기존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수준으로, 최근의 태풍 진로 서편(西偏)화에 중요 변수로서 작용했다.


위성 영상을 보면 상층 발산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중심권에 선명한 "눈"이 형성된 모습이다. 현재 태풍 차바가 위치하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28도 안팎으로 발생 초기 위치했던 괌 섬 인근보다 낮지만, 훨씬 양호한 상층 환경에 힘입어 이 같은 순조로운 발달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분석된 드보락 T값은 7.0~7.5 범위로서 9월 중순 활동한 초강력 태풍 '므란티'에 필적한다.







이번 18호 태풍 차바의 예상 경로는 변화무쌍 그 자체였다. 발생 초기 일본 혼슈 남해상 진출이 시사되다가 이후 큐슈 상륙으로 바뀌더니, 지금은 대한해협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 문단에서 언급했다시피 이 태풍이 "슈퍼 태풍"급으로의 발달을 달성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을 보다 더 굳건하게 만들었고, 동시에 태풍의 전향 시점 또한 늦어졌다. 결과적으로 태풍 차바의 진로가 크게 서편됨에 따라 대한해협 통과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전 포스팅(참조)을 했을 무렵인 10월 1일에도 몇몇 모델이 태풍의 대한해협 통과를 예측했었지만, 당시에는 일관성 및 안정성 부족으로 인해 각국 기상 기관의 공식 예보에서는 일본 큐슈 상륙이 유력하게 평가됐었다. 그러나 최근 갱신된 주요 수치 모델 대부분이 태풍 차바의 대한해협 통과를 예측하면서 진로의 유동성이 줄어들었고, 이제는 기상 기관의 공식 예보에서도 태풍의 대한해협 통과가 발표되고 있다.


다만 경로가 한데 모아진 가운데서도 일본 JGSM / 미해군 GFDN / 미국 HWRF 등의 모델 예측과 같이 태풍 차바가 비교적 북쪽으로의 경로를 밟을 경우, 상황에 따라서는 태풍의 '대한해협 통과'가 아닌 '한반도 상륙'이 될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태풍이 한반도에 최접근하기까지 향후 40시간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므로 이 기간 동안 예상 경로 변화의 여지는 남아 있다.







500hPa 일기도를 보면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이 변함없이 넓은 세력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에 막바지 늦더위가 찾아오면서 제주도에서는 10월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이 기록되기도 했는데, 이 고기압의 영향이 주요했다.


원래는 대륙으로부터 접근하는 상층 기압골이 고기압의 세력권을 다소 축소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나 18호 태풍 차바의 급격한 발달과 함께 이는 빗나갔으며, 차바 또한 10월이라는 시기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여름철 태풍과 유사한 경로를 밟게 되었다.


10월에도 가끔씩 태풍이 한반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긴 하지만 태풍 중심이 남해 앞바다까지 진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현 시점에서는 1985년 20호 태풍 '브렌다' 및 1994년 29호 태풍 '세스', 2013년의 24호 태풍 '다나스' 등 관측 사상 단 3개의 태풍만이 그에 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