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2019년 13호 태풍 링링 전망과 미국 허리케인 도리안

MaGon 2019. 8. 31. 07:41

 



12호 태풍 버들(PODUL)이 베트남 상륙 후 소멸했지만 북서태평양 열대저기압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2019년 8월 31일 오전 3시 지상일기도(JMA ASAS)를 보면 저위도 해역에 '13호 태풍 링링(LINGLING)'으로 발전할 만한 후보 2개(90W, 92W)가 분석되었고, 일기도에 표시되지 않은 필리핀 루손 섬 인근의 열대요란 91W(주황색 원)까지 포함하면 총 3개의 태풍 후보들이 존재한다.

해당 후보들은 모두 양호한 위치적 여건과 높은 해수온~열용량(OHC) 등을 갖추고 있어, 제 13호 태풍은 물론 14호 태풍 가지키(KAJIKI)까지 연달아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감시 정보에서 이들이 언급된 상황이며, 머지 않아 태풍 명명권(命名權)을 가진 일본 기상청(JMA)의 공식 발생 예보가 나올 듯하다.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JMA HIMAWARI, 8월 31일 오전 6시경)과 92W의 각국 수치 모델 예측



날짜경계선 인근에 위치한 90W의 경우 당분간 서~서북서진하겠지만, 아직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당장의 위협은 없다. 반면에 비교적 육지와 가까운 91W와 92W는 예비 태풍 '링링'으로서 동아시아 각국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주변 지향류(指向流)에 따라 91W는 남중국해로, 92W는 동중국해 방면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92W는 주요 수치 모델 중 일부가 한반도 남해상 접근을 시사하는데, 경로를 주도하게 될 북쪽 아열대 고기압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92W의 진로는 유동적이다. 최근 갱신된 각국 모델 예측에 따르면 대한민국 제주도 서해상(유럽 ECMWF 앙상블)~중국 상하이 인근(캐나다 CMC)~큐슈 지향(미해군 NAVGEM)과 같은 다양한 시나리오가 모의되었다.

이 92W가 '13호 태풍 링링'이 될 것인지 혹은 '14호 태풍 가지키'로 명명될 것인지는 현재로서 불분명하나, 다음 주 가장 예의 주시해야 하는 존재임은 틀림없다. 통계상 9월 초는 북서태평양에 '슈퍼급 태풍(최대풍속 130KT 이상)'이 자주 출현했던 시기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한편 대서양에서는 강력한 허리케인이 발생,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를 위협하고 있다. 2019년 8월 중순까지의 대서양 허리케인 활동은 매우 부진하여 SSHWS '2등급' 이상으로 발달했던 허리케인이 단 1개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발생한 허리케인 도리안(DORIAN)이 2등급을 넘어 '3등급(최대풍속 100KT 이상)'을 달성하면서 '메이저 허리케인'으로 분류되기에 이르렀다.

북대서양 위성 영상(NOAA GOES)에서는 눈 구조가 형성된 허리케인 도리안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미국 국립 허리케인센터(NHC)는 도리안이 '4등급' 이상까지 발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전술했다시피 올해 드물었던 허리케인 활동으로 인해 북대서양 곳곳에 높은 해수온이 보존된 상태로서, 이는 허리케인 도리안의 수월한 발달을 이끌 것이다.

다만 '도리안'이 미국에 상륙할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하는데, 공식 예보(OFCL) 및 NCEP GFS 예상 경로가 허리케인의 플로리다 직격을 가리키는 것과 대조적으로, ECMWF와 CMC 앙상블은 상륙 없이 동쪽으로 비껴가는 진로를 시사한다. 후자와 같은 진로라면 미국 동부 전역이 허리케인의 가항반원에 들어가므로 영향력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9월 2일 오후 7시 50분 UPDATE*



유력한 태풍 후보로 다루었던 92W가 오늘 아침 '13호 태풍 링링(LINGLING)'으로 공식 승격했다. '링링'이라는 이름은 남중국해의 91W에 붙여질 수도 있었으나 91W의 발달이 더뎌 결국은 92W가 먼저 태풍이 되었다. 91W는 향후 '14호 가지키'로의 승격이 유력하다.

현재 필리핀 루손 섬 동해상에 높은 해수면 온도 및 양호한 상층 발산 환경 등이 갖추어지면서 이 태풍의 원활한 발달을 이끌고 있으며, 9월 2일 오후 7시 위성 영상(JMA)을 보면 링링이 점차 대칭적인 형태로 조직화되는 모습이다. 여러 기관에서 13호 태풍의 초기 예상 강도는 SSHWS '1등급'에 해당하는 65KT(=35m/s)로 예보되었으나, 9월에 발생하는 태풍은 예상 강도를 웃돌 때가 많았음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9월 2일 갱신된 각국 수치 모델의 경로는 '태풍 링링의 한반도 관통'으로 모아져 있다. 예상 강도의 변동성과 진행 속도 등에서 엇갈림이 존재할 뿐, 대한민국 직격이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서해 먼 바다 진출(일본 GSM) 혹은 대만에 바짝 접근한 후 약화된 채 북상하는 AFUM의 진로대로라면 태풍 영향력이 다소 감소하겠지만, 현재로서 해당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다. 태풍이 상륙한다면 그 시기는 이번 주말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