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2019년 14호 태풍 가지키, 15호 태풍 파사이 연속 발생 예상과 경로

MaGon 2019. 9. 2. 00:35

 



일전의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3개의 후보들(열대저기압 90W, 91W, 92W) 모두가 '태풍'으로 승격하는 분위기다. 2019년 9월 1일 오후 11시 현재 남중국해 91W와 필리핀 인근 92W에 대해 13호 태풍(혹은 14호) 승격 예보가 공식 발표된 가운데, 동쪽 먼 바다의 90W 또한 순조롭게 발달하고 있다.

따라서 9월 초에는 13호 태풍 링링(LINGLING)은 물론이고 제 14호 태풍 가지키(KAJIKI)와 15호 태풍 파사이(FAXAI)까지 총 3개의 태풍이 동시에 활동할 전망이다. 첨부한 지상일기도(JMA ASAS)에는 별개의 열대성 저압부(LPA, 보라색 원)의 모습도 확인되나 이렇다 할 하층 순환이 없어 태풍 승격 가능성은 낮다.

3개의 후보 중 남중국해 열대저기압 91W의 경우, 일본 기상청(JMA)으로부터 가장 먼저 공식 태풍 발생 예보가 나와 '링링'으로 인정되는 듯했다. 그러나 91W는 구조적인 문제(몬순저기압 특성)로 인해 추가 발달이 부진했고, 1일 오후 9시 DT값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태풍 승격이 미뤄지고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90~92W에 공통적으로 'HIGH' 등급을 부여한 상황이다.

각 열대저기압에 최종적으로 13호 링링 / 14호 태풍 가지키 / 15호 태풍 파사이 중 어떤 번호가 붙여질 것인지는, 북서태평양 태풍 명명 권한을 보유한 도쿄 지역특별기상센터(일본 기상청)의 판단에 달려 있다.

※ 링링 : 홍콩에서 제출한 이름. '소녀의 애칭'을 의미.
※ 가지키 : 일본에서 제출한 이름. '황새치자리(별자리)'를 의미.
※ 파사이 :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 '숙녀의 이름'을 의미한다.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JMA HIMAWARI, 9월 1일 오후 11시)과 92W의 주요 모델 예측



활동하는 3개의 예비 태풍(링링, 가지키, 파사이) 중 91W는 중국 남부 하이난~베트남 중부 접근 경로가 예보되었으며, 90W는 동쪽으로 너무 멀리 떨어진 해역에 위치한다. 현재로서 가장 예의 주시해야 하는 존재는 필리핀 동쪽 앞바다의 열대저기압 92W로, 이것은 동중국해~오키나와 진출이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더 나아가 한반도 인근까지 북상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의 발달 경향 및 단기 예측으로 미루어, 유력한 '13호 태풍 링링' 명명 후보이기도 하다.

최근 갱신된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다수의 멤버가 92W 경로를 한반도 방면으로 예측한 모습이다. 영국 UKM / 유럽 ECMWF / 캐나다 CMC 등의 예상 진로가 큰 엇갈림 없이 한반도 서~남해안 상륙을 가리킨다. 다만 그 외의 모델별 북상 속도 편차가 매우 큰 데다 세력 예측의 불확실성 때문에 아직 진로를 단언하기는 어려운 단계라 할 수 있다.

다수 모델의 예측대로 92W가 동중국해~한반도 남해 먼 바다 순서로 북상한다면, 높은 해수면 온도~열용량 및 양호한 상층 환경(낮은 연직 시어, 활발한 상층 발산) 등에 힘입어 강력한 세력으로의 발달이 예상된다. 특히 과거 9월에 발생했던 태풍은 초기 예측보다 강하게 발달했던 사례가 많았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편 동쪽 먼 바다의 열대저기압 90W는 중심권에 대류역이 대칭적으로 자리 잡을 조짐이 관측되는 등, 3개 태풍 후보 중 가장 좋은 형태(T값 1.5)를 갖추었다. 도쿄 지역특별기상센터의 공식 태풍 발달 예보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순서상 '15호 태풍 파사이'가 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긴 하지만, 언제든지 순서가 바뀌어 13호 링링이나 14호 태풍 가지키 등으로 명명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90W에 대해 각국의 수치 모델은 대체로 일본 도쿄 남해상 방면으로의 북상을 모의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서 지향류(指向流)가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이 예비 태풍은 장시간 해상을 전전할 것이므로 여전히 많은 시간이 남았고, 경로 변화 여부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9월 3일 오후 8시 20분 UPDATE*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2019년 9월 3일 오후 7시경, JMA)과 태풍 링링 모델 예측



92W가 '링링'으로, 91W가 '가지키'로 발전한 가운데 동쪽 먼 바다의 열대저기압 14W(기존의 90W)는 향후 '15호 태풍 파사이'로 명명될 것으로 보인다. 90W는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JTWC로부터 정식 번호(14W)를 부여받았지만 추가 발달이 더뎌 '파사이'로 명명되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미국 JTWC는 예비 파사이가 일본 남해상으로 접근하는 동안 무난히 '태풍'으로 승격한다는 예보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으로 한반도로 북상 중인 '13호 태풍 링링'의 세력은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 JTWC와 HWRF 등은 링링의 최성기 세력이 중심기압 950hPa 이하 / SSHWS '3등급'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위성 적외 영상을 보면 운정고도가 높은 대류역이 링링의 중심권에 탄탄히 자리잡는 추세로, 외곽으로는 전방위 상층발산과 연계된 방사형 구름대가 나타난다. 중심권에 형성되기 시작한 눈(EYE) 구조가 완전해진다면 '4등급' 이상의 급발달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앞서 몇번 언급했듯이 9월에 발생하는 태풍은 발생 초기 예보에 비해 더 강하게 발달하는 사례가 잦은데, 이번 링링도 그러한 사례가 될 듯하다.

또한 링링의 예상 경로는 대다수 모델의 예측이 한반도 상륙으로 모아져 있으며, 서해안 혹은 남해안 및 북한 상륙 여부 등을 놓고 차이를 보일 뿐이다. 13호 태풍은 주말 즈음 한반도 어딘가에 상륙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9월 3일 새벽 공식 발생한 14호 태풍 가지키는 일단 '태풍'으로 승격하기는 했지만, 넓게 보면 남중국해에 형성된 거대한 몬순저기압에서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다.

한때 베트남 중부 내륙까지 진출했던 태풍 가지키는 몬순저기압 내의 반시계 방향 지향류에 따라 남중국해로 U턴하기에 이르렀는데, 일본 기상청의 공식 예보에 따르면 이 태풍은 머지 않아 열대저기압으로 강등될 전망이다. 태풍의 잔해는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은 채 당분간 중국 남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동중국해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