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2019년 23호 태풍 할롱 경로 및 24호 태풍 나크리 발생 가능성

MaGon 2019. 11. 3. 03:37

 

북서태평양 위성영상(11월 3일 오전 2시경, JMA HIMAWARI)

 

11월 3일 0시경, 미국령 괌 섬에서 동쪽으로 약 1300km 떨어진 해상에서 2019년 23호 태풍 할롱(HALONG)이 발생했다. 발생 과정이 상당히 갑작스러웠는데, 할롱의 전신이었던 열대저기압 99W가 당초 다음 주중에나 태풍으로 승격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이 저기압이 2일 오후에 급격히 발달했다.

 

결국 북서태평양의 태풍 명명권(命名權)을 가진 일본 기상청은, 정규 시간(00UTC, 06UTC, 12UTC, 18UTC)도 아닌 0시에 23호 태풍의 발생을 공식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참고로 올해의 경우 상반기 태풍 활동이 극도로 부진했던 대신 가을철 태풍이 다발하면서 평년 수준의 발생 수를 기록 중이다.

 

※할롱 :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 베트남 북부에 위치하는 만(灣)의 명칭.

 

 

 

500hPa 일기도를 보면 편서풍대 및 상층 한기(갈색 원)가 제법 남하한 가운데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둘로 나뉜 형국이며, 저위도에 대한 고기압의 영향력이 일시적으로 약화됨에 따라 대류 활동이 활발해졌다. 이에 저위도의 높은 해수온과 상층 환경의 개선이 맞물리면서 '23호 태풍 할롱'의 발생까지 이어진 것이다.

 

23호 태풍 주변의 연직 시어(VERTICAL WIND SHEAR)가 조금 높은 편이긴 하지만, 촉진된 상층 발산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이기 때문에 태풍은 지금도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첨부한 ANIMATED 위성 영상을 보면 열대저기압 99W가 11월 2일 오후 들어 급발달하면서 '태풍 할롱'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공식 예보에 따르면 할롱의 세력은 SSHWS '3등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23호 태풍 할롱(24W)에 대해 빠르게 북동쪽으로 전향하는 경로를 발표했다. 일본은 물론 괌이나 사이판 섬 등에도 영향을 주지 못하는 진로다. 앞서 북서태평양 500hPa 고도 일기도에서 보았다시피 11월로 접어들면서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동북아시아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태풍의 전향을 늦출만한 요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통계상 이 시기에 발생하는 태풍은 일찌감치 편서풍대의 영향을 받으면서 빠른 전향과 함께 해상을 전전하거나, 혹은 거의 북상하지 않은 채 필리핀이나 남중국해를 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할롱'도 이 범주에 속할 듯하다.

 

 

 

한편 남중국해에서는 태풍 할롱과 별개로 열대요란 90W가 활동 중이다. 일본 기상청의 지상 일기도에서는 1008hPa의 열대성 저압부(LPA)로 분석되었다. 90W의 위성 영상을 보면 당장의 조직 상태는 매우 부실하지만, 주변에 이렇다 할 지향류(指向流)가 없는 가운데 오랜 시간 필리핀 서쪽 고수온역에 자리 잡으면서 세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90W는 향후 24호 태풍 나크리(NAKRI)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며칠 전 베트남 중남부에 상륙했던 '22호 태풍 마트모(MATMO)'와 유사한 경로를 취하는 시나리오가 점쳐지고 있으므로, 예비 24호 태풍 나크리(90W)의 동향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11월 6일 오후 10시 55분 UPDATE*

 

 

며칠 전의 예상과 그리 다르지 않게, 남중국해에서 열대요란 90W가 24호 태풍 나크리로 승격했고 동쪽 먼 바다의 23호 태풍 할롱은 빠르게 전향하면서 망망대해를 전전하고 있다. 나크리의 경로는 지난 태풍 '마트모'와 유사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베트남 중남부가 11월 9~11일 사이에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할롱'의 최성기 세력 만큼은 초기 예측이 매우 크게 빗나갔는데, 이 태풍은 상정 외로 강하게 발달해 오늘(6일) 새벽, 중심기압 905hPa / 1분 최대풍속 155KT(약 80m/s)의 '5등급 슈퍼 태풍'을 달성했다. 이는 올해 발생한 태풍 중 최강의 세력이다. 진행 경로 주변에 별다른 육지가 없었던 것이 행운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