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2019년 27호 태풍 풍웡 전망 및 필리핀 태풍 갈매기

MaGon 2019. 11. 20. 01:43

 

 

지난 주(11월 13일)에 발생했던 26호 태풍 갈매기(KALMAEGI)는 '남중국해 아열대 고기압' 주변의 북풍류를 따라 느리게 남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이제서야 루손 섬 북부 상륙을 앞두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이 태풍의 동쪽과 서쪽으로 '북태평양 고기압'과 '남중국해의 다른 아열대 고기압'이 각각 자리 잡아 복잡한 기류를 형성했었고, 중간에 끼인 갈매기는 갈팡질팡하는 형세였다. 올해 필리핀에는 공식 태풍이 단 한 개도 상륙하지 않았기 때문에 갈매기가 상륙한다면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그런데 필리핀을 향하는 태풍은 '갈매기'뿐만이 아니다. 현재 필리핀 루손 섬 동쪽 해상에서 2019년 27호 태풍 풍웡(FUNG-WONG)의 발생이 임박한 상황이며, 이 태풍 역시 루손 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위성 영상(JMA HIMAWARI)을 보면 필리핀 주변으로 26호 태풍과 예비 27호 태풍 풍웡(28W)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두 태풍 사이의 거리가 제법 가깝지만, 이들 모두 규모가 소형급이기 떄문에 상호 작용(후지와라 효과)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담으로 필리핀 기상청은 접근하는 태풍에 독자적인 이름을 부여하며, 현재 '태풍 갈매기'는 '태풍 라몬(RAMON)'으로, 예비 태풍 풍웡은 '태풍 사라(SARAH)'로 불린다.

 

※ 풍웡 : 홍콩에서 제출한 이름. '불사조'를 의미한다.

 

 

북서태평양 지상일기도(JMA ASAS)와 수치 모델의 풍웡 경로 예측도

 

예비 27호 태풍 풍웡에 대해서는 다수의 수치 모델이 남중국해 진출을 예측했다. 영국 UKM 앙상블이 일본 방면으로의 경로를 모의했으나 가능성은 낮으며, 설령 이런 진로를 밟는다 해도 정상적인 태풍이 아닌 '온대저기압'으로서 북상할 것이다. 현재 동북아시아 일대의 기압 배치는 완전한 겨울이나 다름없어 태풍의 존속이 불가능하다.

 

반면 필리핀 루손 섬의 경우 26호 태풍 갈매기에 이어 연이은 태풍을 맞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모델 예측에 따르면 예비 풍웡이 '갈매기'처럼 상륙하지 않고 비껴갈 가능성이 높은 데다, 세력 또한 비교적 약할 전망이다. 더 확실한 예상은 일본 기상청(JMA)의 공식 태풍 명명(命名)이 선언된 뒤에야 나올 것이므로,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갈매기' 예보도(위)와 JMA 분석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도(아래)

 

한편 26호 태풍 갈매기(KALMAEGI)는 루손 해협(대만~필리핀 사이)의 낮은 해수온에도 불구하고, 북쪽의 중위도 편서풍대가 상층 발산을 촉진하면서 한때 1분 최대풍속 80KT (약 40m/s)의 SSHS '1등급 태풍'으로 발달했다. 그러나 향후 진로가 남서쪽을 향하는 가운데 주변 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겨울로의 진입과 함께 찬 대륙고기압이 잇따라 남하하면서 남중국해의 해수온은 다소 낮아진 상태이며, 이곳에서는 중위도 편서풍대와 연계된 상층 발산류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이 태풍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가 예보했다시피, 루손 섬에 상륙한 후 육지와의 마찰 및 상층 환경의 악화, 그리고 낮은 해수온 등에 직면하면서 이번 주 내로 소멸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