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2019년 29호 태풍 판폰, 필리핀 사마르 섬~보라카이 강타

MaGon 2019. 12. 24. 19:56

 

 

올해 마지막 태풍이 될 듯한 29호 태풍 판폰(PHANFONE)이 2019년 12월 24일 오후 6시경, 필리핀 중부 사마르 섬(SAMAR)에 상륙했다. 이 태풍은 발생 위치와 예상 경로 등이 11월 말~12월 초 활동했던 '28호 태풍 간무리'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최성기 세력이 SSHWS '4등급'에 이르렀던 간무리보다는 못한 위력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이는 전반적인 해수 조건과 상층 환경 등이 간무리가 활동했던 시기보다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24일 오후 6시 30분경의 위성 영상(JMA HIMAWARI)을 보면 필리핀 동쪽 사마르 섬에 상륙하는 '태풍 판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상륙 시 세력은 중심기압 975hPa / 1분 최대풍속 80KT(약 40m/s)의 SSHWS '1등급 태풍'으로 공식 발표되었지만, 약한 눈 구조(EYEWALL)와 두터운 대류역 등에 힘입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위성 해석 T값이 '3등급'에 해당하는 5.5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또한 이 태풍의 크기는 직경 1000km 이상의 대형급으로 분석됐던 지난 '간무리'와는 달리, 일본 기상청(JMA) 기준 직경 550km로 해석되어 제법 컴팩트한 태풍이다.

 

※판폰 :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 '동물'을 뜻한다.

 

 

 

태풍 판폰의 예상 경로는 필리핀 중부권 횡단→남중국해 진출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이며, 사마르 섬과 중부권 비사야 제도(VISAYAS)를 거쳐 민도로 섬(MINDORO)에 재상륙할 전망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아도 필리핀 통과 중의 경로가 거의 일치하여 진로의 유동성이 크지 않다.

 

태풍은 남중국해 진입 후에는 폭넓게 분포한 건조 공기 및 낮아지는 해수온 등으로 인해 머지 않아 소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베트남 일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필리핀 내에서 29호 태풍 판폰은 'URSULA(우르술라)'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태풍이 상륙하면서 곳곳에 경보가 내려졌다. 필리핀으로서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셈이다. 태풍의 형태가 컴팩트하므로 마닐라 등 수도권 일대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겠지만, 태풍의 중심권에 해당하는 지역에는 표면적인 세력 이상의 강풍과 집중 호우 등이 유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24일의 북서태평양 500hPa 일기도(JMA)를 보면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의 주력이 북위 20도 인근에서 건재한 모습이다. 올해 11~12월은 북쪽 한기 및 대륙고기압 등의 남하가 예년보다 저조했고, 이와 함께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도 예년보다 북쪽에 위치하면서 저위도 대류 활동이 촉진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기압계가 2019년 12월 말 '29호 태풍 판폰'의 발생에 기여한 형국이며, 올해 12월 대한민국 추위의 기세가 크지 않은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12월 25일 오전 11시 15분 UPDATE*

 

필리핀 인근 위성 영상(12월 25일 오전 10시 30분경, JMA HIMAWARI)

 

태풍 판폰은 필리핀 내해(비사얀해)를 통과하는 동안 세력을 더 키웠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오전 10시 현재 보라카이 섬 동쪽 앞 바다에 위치하고 있다. 발표된 세력은 중심기압 970hPa / 1분 최대풍속 95KT (약 50m/s)에 이르러, SSHWS '2등급 폭풍'으로 분류되었다.

 

특히 이 태풍의 구조가 컴팩트한 편이기 때문에 중심권에는 급격한 기압경사로 인한 최대순간풍속 60m/s 이상의 강풍이 우려되는데, 관광 수요가 많은 보라카이 섬 및 파나이 섬 북부~민도로 섬 남부 일대가 이번 태풍의 최대 위험 지역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