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0

2020년 18호 태풍 몰라베(MOLAVE)의 필리핀~베트남 상륙과 19호 태풍 전망

MaGon 2020. 10. 25. 18:21

10월 25일 오후 3시 분석 지상일기도(JMA)


2020년 10월 25일 새벽, 제 18호 태풍 몰라베(MOLAVE)가 필리핀 동쪽에서 공식 발생했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이 별도로 부여한 이름은 '퀸타(QUINTA)'다. 10월 중순 이후 필리핀~남중국해 일대에서 태풍이 잇따르고 있는데, 15호 린파부터 시작해 이번 태풍(18호)에 이르기까지 이 일대에서만 4개의 태풍이 연속으로 출현하고 있다.

중위도 편서풍대가 동북아시아 상공에 위치하는 가운데 북태평양 고기압과 아열대 고기압이 그 남쪽에서 동-서로 넓게 고압대를 형성한 기압 배치가 몇 주째 고착화됨에 따라, 해당 4개의 태풍이 모두 비슷한 진로(필리핀~남중국해~베트남)를 취하는 형국이다.

 

또한 올해는 관측 사상 최초의 '7월 발생 수 0개'를 기록할 정도로 태풍 발생이 적었었지만, 최근 다수의 태풍이 발생함에 따라 발생 수 만큼은 평년 수준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

한편 남중국해 하이난 섬 앞바다에서는 17호 태풍 사우델(SAUDEL)이 아직 활동 중이다. 필리핀 통과 후 한때 'TY급(최대풍속 65KT 이상)'을 달성하기도 했었지만, 북쪽 대륙고기압의 남하 및 상층 발산 환경의 악화가 맞물려 현재 세력은 크게 약화되었다. 사우델은 오늘 밤~내일 새벽 사이 베트남 북부에 상륙하면서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위)과 태풍 예상 경로도, 해수면 온도 분포(아래) [JMA]


18호 태풍 몰라베의 초반 발달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분석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 기준 위성 해석 T값은 4.0이며, 향후 1분 최대풍속 80KT(약 40m/s)까지 발달할 것으로 예보되었다. 위성 영상(JMA HIMAWARI)을 보면 몰라베의 중심권에 두터운 대류역이 대칭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몰라베'에 앞서 3개의 태풍(혹은 승격 이전의 열대저기압)이 짧은 텀을 두고 필리핀 일대를 통과하였지만, 이들 모두 비교적 약한 세력이었기 때문에 필리핀 인근 해수온은 여전히 높다. 특히 몰라베의 경우 최근의 4개 태풍(15호~18호) 중 발생 위치가 가장 동쪽으로서 위치적 여건이 좋은 데다 예상 진로 또한 북위 15도를 크게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쪽 대륙고기압의 영향력이 감소함을 의미하므로, 세력 발달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필리핀으로서는 18호 태풍 몰라베의 세력이 작년의 '간무리'나 '판폰' 등과 같은 강력 태풍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10월에 잇따랐던 태풍 중에서는 가장 강하다는 것에 유의해야 할 듯하다. 다음주 몰라베의 직접 상륙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열대성 저압부 99W의 모습(JMA HIMAWARI)


미국령 괌 섬 남쪽 해상에 위치한 열대성 저압부(LPA 99W)는 다음 주 중 19호 태풍 고니(GONI)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GFS와 유럽 ECMWF 등 주요 수치 모델은 아열대 동-서 고압대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만일 고니가 발생한다면 앞선 15호~18호와 비슷한 경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