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0

2020년 21호 태풍 아타우와 22호 태풍 밤꼬 연속 발생, 필리핀~베트남에 또다시 태풍 상륙

MaGon 2020. 11. 9. 22:47

11월 9일 북서태평양 적외 위성 영상(JMA HIMAWARI)


2020년 11월 9일, 제 21호 태풍 아타우(ETAU)와 22호 태풍 밤꼬(VAMCO)가 잇따라 발생했다. 필리핀의 서쪽과 동쪽에 열대저기압(TROPICAL DEPRESSION)이 각각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모두 승격하면서 하루 만에 두 개의 태풍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남중국해에서는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아타우'를 포함해 무려 7개의 태풍(15호~21호)이 활동했다. 이 때문에 해양 환경이 다소 악화된 만큼 태풍 아타우의 발달 전망은 밝지 않다.

 

일본 기상청(JMA)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등은 아타우의 현재 세력을 중심기압 992hPa / 1분 최대풍속 20m/s로 해석했고, 더 이상 발달하지 않을 것으로 예보했다. 다만 더 우월한 위치적 조건과 해수 등을 갖춘 '밤꼬'는 아타우보다 강하게 발달할 듯하다.

참고로 '아타우(폭풍 구름을 의미)'와 '밤꼬(베트남 남쪽의 강)'는 각각 미국령 마리아나 제도와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독자적인 태풍 이름을 사용하는 필리핀 기상청은 '22호 태풍 밤꼬'에 율리시스(ULYSSES)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일본 기상청(JMA) 분석 500hPa 일기도와 아타우 예보도


10월 중순 이래로 북서태평양 기압계가 고착화되면서 태풍의 활동 영역이 필리핀~남중국해 일대에 국한된 형국인데, 500hPa 일기도에서 확인되는 동-서 고압대가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11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도 이러한 기압계가 해소될 조짐은 없으며, 그나마 어젯밤 소멸한 20호 태풍 '앗사니'가 북쪽 고압대의 일시적인 약화 타이밍에 틈을 비집고 북상했었지만 대만 앞바다까지 진출한 것이 고작이었다.

이번에 발생한 21호 태풍 아타우와 22호 태풍 밤꼬 모두 앞선 태풍들과 마찬가지로 북쪽 고압대에 막혀 필리핀~남중국해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으로서, 필리핀~베트남은 '또다시' 태풍에 직면하게 되었다. 아타우는 내일(10일) 오전 베트남 중남부 상륙이, 밤꼬는 12일 즈음 필리핀 상륙이 확실시된다.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도(JMA)와 주요 수치 모델의 밤꼬 예측 경로도


전술했다시피 남중국해는 최근의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해수온이 크게 낮아졌고,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후 베트남 상륙을 앞둔 '아타우'도 별로 발달하지 못했다. 반면에 더 동쪽에 위치한 '22호 태풍 밤꼬'는 필리핀 동쪽의 해수온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수월하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활동한 '19호 태풍 고니'는 고수온과 훌륭한 상층 환경에 힘입어 11월 1일 새벽 8.0이라는 T값 및 1분 최대풍속 170KT(약 88m/s)의 역사적인 세력을 기록했으며, 직후 필리핀 중부를 관통하면서 큰 피해를 끼쳤다. 짧은 텀을 두고 '밤꼬'가 상륙하는 상황이므로, 약화된 지반 등으로 인해 피해가 가중될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한편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에 따르면, 태풍 밤꼬의 경로는 필리핀 통과 후 베트남 상륙과 중국 하이난 섬 진출로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낮은 해수온으로 인해 어디로 향하든 세력이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11월 14일 오후 12시 30분 UPDATE*

베트남 상륙을 앞둔 밤꼬의 위성영상(11월 14일 오전 11시 30분경)과 태풍 예상 경로도(JMA)


남중국해의 낮은 해수온에도 불구하고, 22호 태풍 밤꼬는 예보 기관들의 당초 예상을 뒤엎는 발달을 이뤄냈다. 오늘(11월 14일) 오전 3시 기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가 분석한 이 태풍의 세력은, 중심기압 945hPa / 1분 최대풍속 115KT( 약 60m/s)의 SSHWS '4등급'에 달하였다.

 

바로 며칠 전 유사한 경로로서 필리핀과 남중국해를 가로질렀던 '태풍 고니'가 남중국해에서 맥을 못추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는 형태적으로 컴팩트했던 고니가 필리핀 통과 후 전체적인 구조가 붕괴되었던 것과는 달리, 좀더 규모가 컸던 밤꼬의 경우 상륙의 여파가 적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아열대 고기압의 일시적인 세력 확장으로 인해 북쪽 대륙고기압의 영향이 약해졌던 상황 및 연직 시어 등 전반적인 상층 환경의 개선이 맞물려 밤꼬의 이러한 발달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태풍 상륙이 예보된 베트남 동해안으로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졌다.

 

다만 오늘 오전 3시를 정점으로 태풍은 약화 경향에 들어간 상태다. 지금까지는 다른 긍정적인 요소로 인해 비교적 낮은 해수온을 상쇄했었으나, 해수온이 더욱 낮아지는 베트남 앞바다에서는 세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육지와의 마찰과 대륙으로부터 유입되는 건조 공기는 태풍의 급격한 약화를 촉진시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