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0

2020년 19호 태풍 고니 및 20호 태풍 앗사니 전망과 예상 경로, '또' 필리핀을 향할까

MaGon 2020. 10. 29. 20:36

10월 29일 오후 3시 분석 지상일기도(JMA)


2020년 제 19호 태풍 고니(GONI)가 오늘 새벽 발생했다. 이로써 10월에만 6개의 태풍이 발생했는데, 미국령 괌 섬 남쪽 해역에서 '20호 태풍 앗사니(ATSANI)'의 발생이 이미 예보된 만큼 이달 태풍 수가 7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0월 중 7개의 태풍이 발생한다면, 발생 수에 있어서 10월 관측 역사상 1위 기록(1984년, 1992년과 타이기록)이 된다.

한편 10월 중순부터 고착화된 기압 배치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태풍 고니 또한 앞선 4개의 태풍(린파, 낭카, 사우델, 몰라베)과 마찬가지로 필리핀~베트남 방면을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으로서는 연이은 태풍 내습으로 인해 가중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는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참고로 '고니'는 대한민국에서, '앗사니'는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앗사니는 '번개'를 의미한다.

태풍 고니의 위성 영상(JMA HIMAWARI)과 미국 JTWC의 예보도


19호 태풍 고니는 이전의 태풍들과 구별되는 특징을 가졌다. 초기부터 비교적 넓은 대류역을 수반한 채 조직화되었던 17호 사우델이나 18호 몰라베와는 달리, 매우 컴팩트한 구조로서 발달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JMA)이 분석한 고니의 크기(직경)는 440km에 불과하다.

 

작은 태풍의 경우 상륙 시 세력이 급속히 약화되기 마련이나 해상에서는 일정 조건만 갖춰지면 급발달하는 사례가 잦으므로, 향후 고니의 세력 변화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필리핀 동쪽의 해수온과 상층 환경 등이 여전히 열대저기압의 발달에 적합하므로 고니의 수월한 발달을 이끌 전망이며,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이 태풍이 SSHWS '4등급 슈퍼태풍(1분 최대풍속 130KT 이상)'까지 발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다만 남중국해는 최근 잇따른 태풍으로 인해, 필리핀 동쪽 해역과는 달리 해양 환경이 다소 악화되었다. 특히 직전의 18호 태풍 몰라베가 남중국해에서 강력한 세력(중심기압 950hPa / 1분 최대풍속 105KT)을 달성하면서, 해수 뒤섞임 효과가 커졌던 것이 주요했다. 따라서 이번 태풍 고니의 경우 필리핀에는 위협적인 태풍이겠지만 베트남에는 그렇지 않을 듯하다.

앗사니의 위성 영상/700hPa 일기도(위, JMA)와 주요 모델의 앗사니 예측 경로도(아래)


2020년 20호 태풍 앗사니로의 승격이 예보된 열대저기압 90W는 매우 훌륭한 위치적 여건과 전면의 양호한 환경 등에 힘입어, 올해 최강의 태풍이 될 잠재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NCEP HWRF는 예비 앗사니에 대해 SSHWS 5등급에 근접하는 세력을 모의했다.

앗사니의 발생이 주목되는 것은 세력도 세력이지만 오랫동안 태풍의 북상을 가로막았던 동-서 아열대 고압대(700hPa 일기도의 하늘색 원)가 약화되는 시나리오가 예측되었기 때문인데, 이 태풍의 북상 시점과 맞물릴 경우 19호 태풍 고니를 포함한 앞선 5개의 태풍들과는 다른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의 경로도를 보면 전술한 아열대 고압대의 향후 세력 여하에 따라 다양한 진로가 모의된 모습이다. 미국 GFS와 영국 UKM 앙상블 등의 예측은 해당 고압대가 좀 더 유지되면서 태풍을 필리핀~남중국해로 진출시키는 시나리오이며, 유럽 ECMWF 앙상블 / 캐나다 CMC / 미해군 NAVGEM 등은 고압대의 약화와 함께 대만~일본 오키나와 방면으로 태풍이 북상하는 상황을 나타낸다.

후자의 예상 경로대로라면, 11월이라는 시기에 때늦은 태풍이 동북아시아로 북상하는 이례적인 사례가 된다. 이렇게 되더라도 남하한 편서풍으로 인해 동중국해 깊숙이 진입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만이나 일본 남부 일대는 향후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10월 31일 정오 UPDATE*

10월 31일 오전 9시경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JMA HIMAWARI, 위)과 적외 강조 영상 / JTWC 예보도(아래)


19호 태풍 고니는 컴팩트한 태풍 특유의 급격한 발달을 이루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분석에 따르면, 10월 31일 오전 9시 기준으로 그 세력이 중심기압 895hPa / 1분 최대풍속 160KT(약 80m/s)에 달하고 있다.

 

이는 남반구를 포함한 2020년 전세계 열대저기압 중에서 '최강'의 위력이다. '역대급' 시즌으로 평가되는 올해 대서양에서는 북서태평양보다 더 많은 27개의 네임드 폭풍이 발생했지만 고니보다 강한 허리케인은 없었다.

위성 영상(가시 영상)을 보면 작지만 아주 빈틈없는 구조의 고니를 확인할 수 있는데, 적외 강조 영상을 보면 선명한 눈(WMG EYE)을 운정온도 -80도 이하의 두꺼운 대류역(CMG+CDG)이 둘러싼 모습이다.

필리핀 국내용으로 'ROLLY(롤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태풍은, 이미 현지에서 집중 감시되고 있다. 특히 고니의 진로가 이전에 비해 조금 남쪽으로 치우쳐, 필리핀 마닐라 일대가 이 태풍의 중심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주요 수치 모델의 태풍 앗사니 예상 경로도


반면에 20호 태풍 앗사니의 발달은 당초 예상만큼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 태풍은 10월 29일 오후 9시경 공식 발생한 후 만 이틀 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첨부한 위성 영상(가시 영상)을 보았다시피 발생 초기의 불안정한 형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예상 최성기 세력도 계속 하향되는 추세다.

또한 유동적이었던 앗사니의 예상 경로는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의 변화에 따라 필리핀 북부~남중국해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며칠 더 지켜보아야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