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3

제 2호 태풍 마와르(MAWAR) 발생과 경로, 2023년 태풍 시즌과 엘니뇨

MaGon 2023. 5. 21. 10:29

태풍 마와르 위성 영상
위성 영상에서의 태풍 마와르(2023년 5월 21일, JMA HIMAWARI)


2023년 2호 태풍 마와르(MAWAR)가 5월 20일 오후 3시경, 미국령 괌 섬 남남동쪽 먼바다에서 발생했다.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을 보면 태풍에 동반된 대류역이 나선형으로 제법 형태를 갖추어가는 모습(T3.0)이며, 경로에 해당하는 괌~사이판 지역은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이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보되었다.

 

앞서 4월 중순 발생했던 올해 1호 태풍 상우(SANVU)의 경우 발생 위치는 좋았지만, 인근의 강한 연직 시어와 건조 공기의 영향으로 인해 별로 발달하지 못하고 소멸한 바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마와르'는 개선된 상층 환경과 높은 해수온 등에 힘입어 수월한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NCEP HWRF 등은 중심기압 940hPa 이하, 최대풍속 105KT(약 55m/s) 이상의 세력을 예측했다.

 

※마와르 :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 '장미'를 의미한다.

 

 

마와르 예상 경로도
각국 수치 모델의 마와르 예상 경로(왼쪽)와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도(오른쪽, JMA)

 

태풍 마와르는 괌~사이판 일대를 통과한 뒤 방향을 좀더 서쪽으로 틀면서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을 보면 유럽 ECMWF / 미국 GFS 등은 태풍이 일본 오키나와~동중국해까지 진출하는 경로를 모의했다.

 

통계적으로 5월은 태풍 진로를 결정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주 세력권이 아직 남쪽에 머물러 있는 시기이므로, 태풍이 동중국해에 진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태풍이 과연 동중국해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되지만, 해당 해역의 해수온이 낮기 때문에 2호 태풍 '마와르'가 여기까지 북상한다면 급격한 세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연도별 엘니뇨 라니냐
엘니뇨/라니냐 추이(왼쪽, JMA)와 슈퍼 엘니뇨가 나타났던 2015년의 태풍 경로도(오른쪽)

 

한편 여러 기상 기관에서 이미 경고했다시피, 2023년에는 제법 강력한 엘니뇨가 나타날 전망이다. 엘니뇨 기간에는 태평양 동쪽 먼바다의 수온 상승으로 인해 태풍 발생 위치가 동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으며, 열대저기압의 위치적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강력한 태풍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첨부한 엘니뇨/라니냐 추이를 보면 2000년 이후 가장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던 시기는 2015년인데, 당시에는 북서태평양 27개 명명(命名) 태풍의 최성기 중심기압 평균이 949hPa에 달했다. 일단 태풍이 발생했다 하면 거의 950hPa 이하의 강한 세력을 달성했었다는 의미다. 발달이 부진한 편이었던 작년(2022년) 태풍들의 평균 중심기압은 976hPa에 불과했다. 올해 엘니뇨가 2015년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태풍들의 전반적인 세력 강화가 기대된다.

 

다만 2015년은 강력한 태풍이 다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한반도를 비껴가거나 크게 약화된 채 접근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별 존재감이 없었던 시즌이며, 실제 통계로도 엘니뇨와 한반도 영향 태풍 간에는 별다른 상관 관계가 없다. 한반도 영향 태풍은 저위도에서의 세력이 아닌 북위 30도 이북의 해수온~상층 환경 등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접근 시까지 950hPa 남짓의 강한 세력을 유지한 마이삭 / 하이선 / 힌남노 등이 활동했던 2020년과 2022년 태풍 시즌은 엘니뇨가 아닌 라니냐가 지속됐던 연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