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3

제 11호 태풍 하이쿠이(HAIKUI) 예상 진로 변화와 2023년 12호 태풍 기러기 북상

MaGon 2023. 8. 30. 21:15

9월 2일 태풍 하이쿠이 위성 영상태풍 하이쿠이 각국 예상 진로
9월 2일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JMA)과 각국 수치 모델의 태풍 하이쿠이 예상 진로도

 

《9월 2일 오후 9시 15분 UPDATE》

 

9월 2일 현재,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진로는 이전보다 더욱 서쪽으로 치우쳐 대만~중국 푸젠 성 상륙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각국 수치 모델 경로도를 보면 대부분의 모델이 대만 관통과 중국 내륙 진출을 가리킨다. GFS 앙상블과 HFSA 등은 태풍이 중국 내륙까지 가지 않고 전향하여 동중국해로 북상하는 진로를 시사하지만, 가능성이 낮은 데다 설령 실현되더라도 재조직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쿠이의 위성 영상을 보면 나선형의 대류역이 중심권을 감싼 모습(T5.0)으로서, 비록 눈 구조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지만 대류역의 운정 온도가 -80도 이하로 매우 두껍고 강력하다. 이에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하이쿠이의 예상 최성기 세력을 SSHWS '3등급'으로 상향했다. 최근 몇 년간 이례적으로 태풍 상륙이 없었던 대만에 제법 위협적인 태풍이 될 듯하다.

 

한편 12호 태풍 '기러기'는 열대저기압에 부정적인 상층 환경으로 인해 구조가 와해되면서 소멸이 임박한 상태다. 일본 남해상에서 소멸한 뒤, 그 잔해만이 동중국해로 유입될 전망이다.

 

 


 

 

2023년 8월 트리플 태풍8월 30일 태풍 하이쿠이 일기도
8월 30일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과 지상일기도(JMA)


2023년 8월 30일 현재, 북서태평양에서는 3개의 태풍(열대저기압)이 한꺼번에 북상하고 있다. 남중국해의 9호 태풍 '사올라',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먼바다의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비 12호 태풍 기러기(열대저기압 11W) 등이 그것. 10호 태풍 담레이가 소멸한 뒤 곧바로 11W가 발생하면서 동시의 3개 태풍 활동이 지속되는 형국이다.

 

사올라(SAOLA)는 중심기압 922hPa / 1분 최대풍속 135KT(약 70m/s)의 '4등급 슈퍼태풍'으로 발달했다.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을 보면 비록 크기는 작은 편이나 선명한 눈 구조와 빈틈없는 대류역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늘 발표된 각국의 공식 예보에 따르면 사올라는 대만 남해상을 지나 중국 남부 홍콩 일대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

 

동쪽의 태풍 '하이쿠이', 예비 태풍 '기러기'는 이미 몇몇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듯이 향후 대한민국에 직접 혹은 간접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주시 대상이지만, 현재로서는 사올라 만큼의 위협적 태풍이 될 조짐은 없다. 또한 후술하겠지만, 이들이 대한민국을 직격할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기러기 :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11호 태풍 하이쿠이 위성 영상태풍 하이쿠이 각국 예상 진로도
11호 태풍 하이쿠이 위성 영상(JMA)과 각국 수치 모델의 '하이쿠이' 예상 경로도

 

대한민국 영향 여부를 놓고 화제가 된 11호 태풍 하이쿠이(HAIKUI)의 예상 진로는, 최근 들어 서쪽으로 편향되면서 중국 동부 상륙으로 좁혀지고 있다. 오늘 갱신된 각국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미국 GFS / 영국 UKM / 대한민국 KIM / 일본 GSM / 캐나다 CMC / 미해군 NAVGEM 등 대다수의 모델이 중국 동부 푸젠성~저장성~상하이 일대 상륙을 모의한 모습이다.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불안정은 중국 만주에서 남하하는 상층 기압골과의 상호 작용에서 비롯된 것이었는데, 최신 예측에 따르면 기압골의 남하에도 불구하고 고기압이 굳건히 유지될 것이 유력하다. 이러한 고기압의 세력 안정이 태풍 하이쿠이 예상 진로의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졌다. 유럽 ECMWF 앙상블의 경로와 같이 대한민국 서해로 곧장 북상하는 시나리오도 아직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영향을 주더라도 간접적인 영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하이쿠이의 위성 영상을 보면 아직 대칭적인 형태를 갖추지 못하는 모습(T3.5)으로, 30일 오전에는 일시적인 쇠퇴로 인해 하층 순환이 대류역 밖에 노출(T2.5)되기도 했다. 북쪽의 건조 공기가 유입되면서 구조가 잠시 무너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인 환경(연직 시어와 해수온)이 악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시금 발달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최성기 세력을 최대풍속 90KT(약 45m/s)의 SSHWS '2등급'으로 예보했다.

 

 

태풍 기러기 위성 영상태풍 기러기 각국 예상 진로도
예비 12호 태풍 기러기(11W) 위성 영상(JMA)과 각국 모델의 태풍 기러기 예상 진로


미국령 괌 섬 동쪽의 예비 12호 태풍 기러기(열대저기압 11W)는 태풍의 씨앗 단계에 불과했던 열대요란이 급격히 조직화된 사례다. 8월 29일의 일본 기상청 지상일기도 분석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불과 하루 만에 태풍 승격이 예보되었다. 빠르면 오늘 밤, 늦어도 내일 중 정식 태풍으로 승격할 듯하다.

 

'기러기'가 위치한 해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주력에 가까우며, 이로 인해 이 일대 상공에는 남동풍류가 강하게 불고 있다. 예비 태풍 기러기는 이 북서 지향류를 따라 30km/h 남짓의 빠른 속도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수치 모델은 높은 확률로 이 태풍이 큐슈 남해상과 제주도 남쪽 먼바다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태풍 기러기의 경우 단순히 위치만 놓고 보면 훌륭한 위치적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당장은 아열대고기압의 영향력이 너무 강해 상층 발산이 제한되고 있는 데다 연직 시어도 열대저기압의 성장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발달은 순조롭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태풍 기러기가 동중국해에서 '태풍(최대풍속 34KT 이상)'의 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대해서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다.

 

 

8월 29일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8월 30일 북서태평양 연직 시어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현황(8월 29일 기준, JMA)과 연직시어 분포(8월 30일 기준, CIM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