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5호 태풍 볼라벤 예상 경로와 대만의 '역대급' 강풍

10월 8일 오후 7시경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과 태풍 볼라벤의 적외 강조 영상(JMA HIMAWARI)

2023년 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태평양 먼바다에서 북상 중이다. 이 태풍은 어제(10월 7일) 오후 3시경 새벽 캐롤라인 제도 폰페이 섬 북서쪽 해상(북위 9.7도 / 동경 154도 부근)에서 발생했는데, 북위 10도 이남에서의 태풍 발생은 5월 활동했던 2호 태풍 '마와르' 이후 처음이다. 훌륭한 위치적 여건과 해수온 등에 힘입어 강력한 세력으로의 발달이 기대된다.

 

볼라벤의 위성 영상을 보면 중심권에 운정 온도 -80도 이하의 두꺼운 대류역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외곽으로는 나선형의 구름대가 자리잡아가는 모습이 확인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JMA) 등에 따르면 순조롭게 발달하면서 중심기압 940hPa 이하, SSHWS '4등급' 이상의 세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볼라벤 : 동남아시아 라오스에서 제출했으며, 라오스 남부에 위치한 고원의 이름이다.

 

 

북서태평양 상층 유선도(CIMSS)와 15호 태풍 볼라벤의 각국 예상 경로도

 

15호 태풍 볼라벤에 대한 각국의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예외 없이 태풍의 빠른 북동 전향을 모의하고 있다. CIMSS의 상층 유선 분석을 보면 계절의 변화와 함께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은 계속해서 남쪽으로 밀려나는 형국이며, 며칠 뒤에는 더욱 쇠퇴하면서 '볼라벤'의 북동 전향을 이끌 것이다. 북위 30도 이북으로는 편서풍대가 위치하고 있어 태풍이 동중국해~한반도 방면으로 북상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다만 미국령 괌 섬~사이판 섬 일대가 태풍의 예상 경로에 근접하므로 이 일대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 진로대로라면 태풍 볼라벤의 중심권이 괌보다는 사이판에 더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0월 10일부터 11일 사이에 태풍이 이들 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10월 4일 밤 태풍 고이누의 대만 레이더 영상과 란위 섬 관측 기록(CWB)

 

한편 앞서 발생한 14호 태풍 '고이누(KOINU)'는 10월 4일 밤 중심기압 940hPa / 1분 최대풍속 120KT(약 60m/s)의 SSHWS '4등급' 위력으로 최성기를 맞이한 뒤, 세력을 거의 유지한 채 10월 5일 오전 9시경 대만 남부 '헝춘 반도'에 상륙했다. 상륙 시 위력은 지난 11호 태풍 '하이쿠이'보다도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이누'의 상륙 지점이 인구가 비교적 적은 대만 최남단이었기 때문에 대만의 종합적인 피해는 아주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장 먼저 4등급 태풍의 직격을 받았던 대만 란위 섬(위치 : 레이더 영상 화살표 참조)에서는 그야말로 '역대급' 강풍이 관측되었다.

 

란위 섬(蘭嶼)의 관측 기록을 보면 10월 4일 21시~22시(대만시간) 사이의 최대순간풍속 극값이 무려 95.2m/s에 달했다. 해당 관측소는 해발 고도 324m에 위치하는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50m/s 이상의 최대순간풍속이 거의 매년 관측되는 곳이지만, 90m/s 이상의 바람은 극히 드문 사례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기록은 대만 관측 사상 가장 강한 바람으로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