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 정보

대한민국 전역에 강풍 특보, 태풍급 저기압 한반도 강타

MaGon 2016. 5. 4. 20:12





5월 2일 오후부터 5월 4일에 걸쳐, 대한민국 전역에는 강풍이 몰아쳤다. 발달한 온대저기압이 한반도 북부를 통과하면서 강풍을 야기한 것. 각종 매체에서는 이 저기압을 "태풍급 저기압"으로 소개했다.


첨부한 일본 기상청 지상 일기도(5월 3일 오후 3시)를 보면 이 저기압의 세력이 최저기압 976hPa / 최대풍속 50KT(25m/s)로 해석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태풍 발생 기준이 최대풍속 35KT(18m/s)이상인데, 이번 저기압의 위력은 그것을 크게 뛰어넘는다. SW급(최대풍속 50KT 이상), 즉 폭풍급에 해당하는 이번 저기압은 우리나라 기상청의 태풍 강도 분류를 적용하면 강도 "중"에 해당한다. 온대저기압의 구조적 특성상 비슷한 위력의 태풍에 비해 실측 풍속이 약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 몰아친 바람은 강도 "중"의 태풍에 거의 필적했던 셈이다.


실제로, 이러한 온대저기압의 영향으로 인해 강원도 미시령에서는 최대순간풍속 45.7m/s에 이르는 기록적인 바람이 관측되었고, 제주도 및 남해안에서 30m/s 안팎, 서울·경기 지역에서도 20m/s 안팎을 기록했다. 이는 한반도 내습 시 세력이 강도 "약"에 해당했던 작년 7월의 "찬홈"이나 2014년 8월의 "나크리"와 같은 태풍이 동반했던 바람보다도 강하다.





2016년 5월 3일 오후 1시 30분경 관측된 한반도 인근 온대저기압 위성 영상



소위 태풍급 저기압 혹은 폭탄저기압, 폭발저기압으로도 불리는 강력한 온대저기압은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며, 그중 일부는 기압이 940hPa 이하로 떨어진다. 더 낮게는 무려 920hPa대에 달하기도 한다.(참조 포스트 : 관측 사상 최강의 온대저기압(Superstorm) 발생) 그러나 이 시기의 저기압은 한반도로부터 멀리 떨어진 채 일본 북동쪽 먼 바다로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절이 봄으로 바뀌어 동북아시아의 기온이 점차 상승하게 되면, 이 일대에 아직 물러나지 않은 대륙의 한기(寒氣)와 남쪽으로부터 유입되는 난기(暖氣)가 마주쳐 온대저기압의 발달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된다. 그 와중에 몇몇 강력한 온대저기압이 한반도 인근을 통과하는 것이다.







5월 3일 오전 9시의 500hPa(위) / 850hPa(아래) 일기도. 상공에 매우 뚜렷한 한랭저기압이 위치한 가운데 하층으로는 한기 이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지상의 온대저기압이 급격한 발달을 이루어내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봄 또는 가을에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위와 같은 상황에 바다로부터의 잠열(潛熱)이 더해질 경우 온대저기압의 더욱 급격한 발달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2006년 10월 23일 강원도 속초에서는 이렇게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인해 최대순간풍속 63.7m/s라는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었다. 대한민국 역대 1위 최대순간풍속 기록은 이때 세워졌다.